2016 BUSAN
국제록페스티벌
그 뜨거운 열기속으로
음악과 사람, 자연 '삼락(三樂)'으로 무장한 국내 최장수 록페스티벌 '부산국제록페스티벌'이 올해도 삼락생태공원에서 록의 향연을 펼쳤다.
올해로 17회째를 맞은 축제는 '국제'라는 제목이 빠졌던 지난해와 달리 '국제' 옷을 다시 입었다. 즐기는 축제라는 축제 성격과 국적에 관계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록페스티벌이라는 행사의 상징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다.
마니아층을 비롯해 일반 대중이 록에 쉽게 다가가고 즐길 수 있도록 올해도 무료로 열린 축제는 출연진 면면이 화려했다. 지금 한창 주가를 날리고 있는 국카스텐을 비롯해 넬,
데이브레이크가 운집한 관중들과 함께 호흡하며 무대를 뜨겁게 달궜다.
이와 함께 이승열, 로맨틱펀치, 크래쉬 등 국내 최정상급 밴드가 대거 참여해 관객들로부터 엄청난 관심을 모았다.
이 뿐 아니다. 하퍼스, 아스트로너츠, 싸우스 나인, 블러드베리 등 부산 출신 밴드도 록의 진수를 보여주며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해외서도 6개국 8개 팀의 수준 높은 밴드가 참여해 축제의 열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뮤지컬 '오즈의 마법사' 주제곡을 편곡한 'Somewhere Over the Rainbow'로 세계적인 인기를 얻
은 '임펠리테리'(미국), 하드코어 밴드로 마니아층의 지지를 받고 있는 '크리스탈 레이크'(일본) 등이 대표적이다. 임펠리테리의 공연을 즐기러 왔다는 한 관객은
“학창시절 좋아했던 밴드를 실제로 보니 정말 좋다”며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과 음악으로 하나 되는 분위기를 즐겨 오랜만에 젊어진 것 같다”고 웃음 지었다.
올해 처음으로 도입되는 밴드 경연대회인 'BuRock Battle'도 큰 관심을 모았다.
부산밴드인 플라즈마를 시작으로 그룹 공감대, N·EX·T, 노바소닉 등의 멤버로 활동하며 대중적인 인기와 더불어 탁월한 실력을 인정받는 뮤지션이자 국내 록의 전설 이수용,
국내 록페스티벌의 체계를 정립한 박준흠 음악평론가 등이 심사위원을 맡아 대회의 공정성과 전문성을 높인 게 특징이다.
예선을 거친 14개 팀이 본선 무대에 올라 최종 경연을 치렀으며, 대상은 ‘일렉펀트’가 수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금상엔 ‘TRAP’, 은상엔 ‘Dopedays’가 수상했으며, 레이브릭스와 레미디가 동상을 받았다.
이들 5개 수상 팀에는 상금·상장과 함께 부산음악창작소에서 디지털음원을 제작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축제가 열렸던 주말 엄청난 비가 쏟아졌지만 록 스피릿으로 충만한 관객들에게 비는 아무런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온 가족이 함께 공연을 즐기러 온 한진규(38) 씨는 “지난해에 너무 재미있어 올해는 부인과 딸 한예서(8) 양, 장모님까지 모시고 왔다”며 “어차피 뿌려대는 물로 몸이
젖을 건데 비오는 건 상관없다”고 웃음지었다.
공연 중에 헤드뱅잉은 기본. 빗속에서 신발까지 벗어던진 채 춤을 추고 음악을 즐기는 청춘들에게서 자유가 느껴졌다. 서울에서 온 김동혁(23) 씨는 비를 흠뻑 맞으며 열정적으로 록을 즐겼다.
그는 “태어나서 처음 부산에 왔는데 비가 와도 열심히 공연하는 열정적인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고 생각한다”며 “다른 록 공연들은 다들 비싼데 부산은 무료라 더 좋다.
내년에도 다시 찾고 싶다”고 말했다.
오랜 팬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10년 전 광안리에서 펼쳐졌던 페스티벌 때부터 꾸준히 참여했다는 이진우(32)·이경은(29) 씨 부부는
“광안리나 다대포 공연 때보다 삼락공연은 보다 편안한 가족적인 분위기가 느껴졌다”며 “음향은 다소 부족했지만 국가스텐, 내기의 도청장치 등 좋아하는
밴드의 공연을 많이 들을 수 있어 행복했다”고 말했다.
전국각지에서도 록을 사랑하는 팬들이 몰려들었다. 대구에서 온 김진미(19) 씨는 “칵스와 데이브레이크 공연을 보러 왔다”며 “초청된 밴드들이 공연의 취지와 잘 맞아 공연이 더욱 즐겁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의 방문도 잦았다. 미국에서 여행 온 모겐(26) 씨는 “머무르고 있던 호스텔에서 정보를 받아 축제를 방문했다. 3일간 부산에 머무르는데 좋은 추억을 쌓고 갈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부산문화관광축제조직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