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부산산악문화축제
금정산 가을 능선 산악축제의 향연을~
산을 닮아가는
사람들
산악인들은 자연과 함께 호흡하고 살아가는 사람들. 가을빛 곱게 물드는 금정산에서 열린 제 12회 부산산악문화축제는 등산을 즐기는 산우뿐만 아니라 자연을 사랑하고 아끼는 부산
시민 모두의 축제였다.
특히 올해는 사단법인 부산산악연맹이 정부의 각종 사회단체 통폐합 정책의 일환으로 사단법인 부산산악협회로 다시 태어난 뒤 준비한 첫 행사였다.
마니아층을 비롯해 일반 대중이 록에 쉽게 다가가고 즐길 수 있도록 올해도 무료로 열린 축제는 출연진 면면이 화려했다.
지금 한창 주가를 날리고 있는 국카스텐을 비롯해 넬, 데이브레이크가 운집한 관중들과 함께 호흡하며 무대를 뜨겁게 달궜다.
이와 함께 이승열, 로맨틱펀치, 크래쉬 등 국내 최정상급 밴드가 대거 참여해 관객들로부터 엄청난 관심을 모았다.
47년의 역사
금정제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촉촉하게 내렸다. 금정제는 1970년 5월 12~13일 처음 열려 올해로 47회를 맞는다.
2회 금정제인 1971년부터 산악문화 발전에 기여한 이들에게 ‘금정대상’을 수여했는데 첫 수장자는 이숭녕, 이효상, 신업재 씨였다.
올 47회 금정제에서는 산악인 이용대, 좌기봉 씨가 영예의 금정대상을 받았다.
이용대 코오롱등산학교 명예교장은 한국산악회 자문위원과 산악도서관장으로 1997년부터 2015년까지 코오롱등산학교 교장으로 수많은 산악 인재를 양성했다.
한국 등산교육의 산증인으로 불린다.
1968년 북한산 인수봉 동양길을 개척했고 2007년에는 중국 쓰촨성 쌍교구 5개 빙폭을 등반한 전문 클라이머이기도 하다.
<등산교실 2006년> <그곳에 산이 있었다 2014년> 등 많은 저서도 있다.
좌기봉 선생은 한국탐험학교를 수료하고 1972년부터 3년간 산악정화위원으로 활동했다. 한오름 해외암장순례 등반대 대장과 한오름 산악회장을 지낸 전문 산악인이다.
한국 100명산을 완등했고, 백두대간 및 낙동정맥을 완주했다. 안나푸르나와 마터호른도 올랐으며 몬테로사 남서벽을 오른 이로 잘 알려졌다. 사단법인 서성호 기념사업회
고문을 맡고 있다. 이날 공로상으로는 정순천 전 부산산악협회 부회장, 정금이 전 부산산악협회 부회장, 정진열 전 부산산악협회 이사가 받았으며 우수 산악단체로는
동암OB산악회와 부산패밀리산악회가 선정됐다.
시민과 함께하는
등산대회
시민등산대회는 올해로 10회째다. ‘금정산을 푸르게 푸르게’란 주제로 10월 16일 오전 9시 30분부터 산성마을 금성초등학교 입구에서 대회가 열렸다.
시민등산대회라는 이름에 걸맞게 참가 자격의 제한을 두지 않았다. 참가비도 없다. 원하는 이는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참가자에게는 전원 기념품 및 중식이 제공돼 호응을 얻었다.
대회 코스는 금성초등학교 입구를 출발하여 옛 천주교 목장~북문(탐방지원센터)~원효봉~제4망루~나비암~동문~금정산성 다목적광장까지였다.
비가 오는 가운데에도 많은 동호인들이 참가해 산행을 즐겼다.
이번 산행대회 코스는 등산 동호인들은 물론 어린이나 어르신도 얼마든지 산행이 가능한 코스로 특히 어린이를 데리고 온 가족 참가자도 많았다.
금정산성 코스는 부산 시내 어디서든 접근이 쉽기 때문에 주말이면 많은 사람들이 나들이 삼아 찾는데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는 요즘엔 가을을 즐기러 오는 이들이 많다.
이런 장비도
있었네
산악문화축제 기간 동안 금정산 북문에 있는 금정산탐방지원센터에서는 산 그림과 산악도서, 산악장비 전시회가 열렸다.
부산이 낳은 산악도서와, 추모 평전을 중심으로 펼쳐진 산악도서 전시회는 전 부산산악연맹 홍보성 회장이 쓴 ‘부산산악인 열전’을 비롯한 산악도서와 석봉산악회 창립 회원이자
부산시민등산아카데미 초대 대표를 지난 김철우 씨의 산행노트 연작과 저서들이 소개됐다.
산악장비로는 암벽 등반에 쓰이는 하켄 봉봉 등 오래된 각종 확보물과 팔자 매듭, 버터플라이 매듭, 스퀘어 매듭 등 각종 매듭법 표본, 아이스 바일의 부분별
명칭을 안내해 놓은 것 등이 일목요연하게 소개되었다.
오래된 산악 스키는 물론 1980년대 유행했던 석유 버너, 석유 랜턴 등도 있어 향수를 자극하기도 했다.
설피와 헤드랜턴은 물론 각종 램프와 시에라컵, 수저 등 캠핑에 쓰였던 옛날 장비들도 전시돼 산악 문화의 변천사를 알 수 있었다.
부산 산악인이 어울린
한마당 축제
10월 16일 금정산성 다목적광장에서 열린 금정제는 부산 산악인 한마당 축제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모두가 함께 어울려 즐길 수 있는 레크리에이션 형태의 간이
운동회와 함게 회원 단체별 노래 자랑 등 산악인 한마당이 펼쳐졌다.
이날 사단법인 대한산악협회 부산광역시협회 김경섭 신임 회장은 “100세 시대를 맞아 산악계도 느림의 미학 속에서 올바른 산악문화 장착을 위해
노력할 때”라며 “다양한 축제 프로그램을 통해 산과 맺은 인연을 추억하고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자”고 말했다.
최금식 명예회장은 “등산은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생활체육인 만큼 대자연과 동화하여 보다 나은 삶을 추구하고, 건전한 에너지를 받아들이자”고 강조했다.
사단법인 대한산악협회 김종길 회장도 “부산산악문화축제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국내 최고의 산악문화축제”라며 “다채로운 산악문화 프로그램을
통해 부산 뿐만아니라 전국의 등산 애호가들이 사랑받는 축제로 거듭날 것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동래문화회관에서 열린 산악영화상영회에서는 K2 보이지 않는 걸음, 빅맨, 크리스보닝턴의 삶과 등반 등이 상영돼 시민들의 관심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