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상급 마술사들
총출동
"환상과 신비로 여름을 시원하게!"
매년 여름을 뜨겁게 달구는 부산국제매직페스티벌(Busan International Magic Festival·BIMF)이 4~7일 부산을 장식했다.
이에 앞서 31일 부산 중구 광복로 시티스폿에서는 야외 콘서트 '프린지 매직쇼'가 열려 BIMF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BIMF의 대표적인 공연은 아시아인 최초 세계마술올림픽(FISM) 그랑프리 수상자 유호진 마술사 등의 사회로 행사 매일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나이트 매직 갈라쇼'.
유호진 마술사를 비롯해 세계 최고 멘탈리스트로 꼽히는 맥스 메이븐, 드라마 출연으로도 관심을 모은 미국 출신의 루디 코비 마술사, CD를 활용한 환상적인 마술로 전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한설희 마술사 등 국내외 최정상급 마술사들이 공연에 나섰다.
다양한 시도
풍성한 축제
이번 축제에선 예년과 달리 낮 시간대 프로젝트 공연이 풍부해졌다.
세계 유명 마술사들의 공연을 가까운 거리에서 볼 수 있는 '줌인(명품 클로즈업)', 50분간 콘서트 형식으로 펼쳐지는 '매지컬 아트쇼-박물관이 살아있다',
마술과 뮤지컬이 결합된 매지컬 형태로 이야기를 펼쳐내는 '스토리텔링 매직-조선마술사', 토크와 마술이 만나는 '스탠딩 토크 매직쇼' 등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공연이었다.
특정 연령대를 위한 공연도 다수 선보여 관심을 모았다. 벌룬, 버블, 인형 등의 아이템을 활용해 어린이들을 위한 마술을 보여주는 '월드 키즈 매직쇼'(5~7일),
지난해 처음 시도돼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는 '국제 실버 마술대회'(5일), 올해 신설된 '어린이 마술 올림픽'(6일)이 대표적이다.
한국 마술의 뿌리를 복원해 계승하는 '한국 전통마술 찾기 프로젝트'(4일), 우리나라 원로 마술인들로부터 마술의 역사를 들을 수 있는
'원로 마술인 초청 토크쇼'(4일)는 우리나라 마술의 과거와 현실, 미래를 펼쳐내 호응을 끌어냈다
화려한 비주얼로 19금을 표방하며 관객을 사로잡는 '비주얼 매직쇼'(5~6일), 지난해 중국에 이어 올해는 일본의 전통마술을 소개하는 '세계 전통 마술 프로젝트'(5~6일)도 눈길을 모았다.
마술사들을 위한 자리도 제법 있었다. 행사 내내 진행되는 '국제마술대회'는 지난 6월 5일 예선을 거친 국내 마술사17개 팀, 국외 마술사 11개 팀이 클로즈업, 스테이지 등 분야에서
우승을 놓고 자웅을 겨뤘다.
5~7일에는 수준 높은 강연도 들을 수 있었다. 특히 맥스 메이븐은 마술사들을 대상으로 멘탈리즘의 실전 기술을 직접 보여줬다.
이밖에도 축제기간 내내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지하 분수광장에서 열리는 버스킹 매직을 비롯해 세계마술도구 전시회, 고대마법 유물전, 한국 원로마술사
도구 전시회, 매직 마켓 등 다양한 체험·부대행사가 무료로 열렸다.
한편 2018년 7월 9~14일 아시아드 주경기장, 벡스코 등지에서 열리게 될 FISM을 준비하기 위해 세계마술연맹 도미니코 단테 회장 등 세계 각국의 매직클럽 회장단이
방문했다. 부산시와 부산국제매직페스티벌 조직위원회는 개막식이 열린 4일 오후 6시 영화의전당에서 '2018 부산세계마술올림픽 성공적 개최 기원 리셉션'을 개최하기도 했다.
뜨겁고 강열했던
마술의 열기
마술의 열기는 한여름의 폭염도 잊을 만큼 보다 뜨겁고 강렬했다. 실제로 다양한 연령층의 공략, 새로운 시도 등으로 방문객이 지난해(9만 명)보다 크게 는 10만 명으로 추산된다.
지난 4일부터 나흘간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11회 부산국제매직페스티벌(Busan International Magic Festival·BIMF)은 10년을 넘긴 만큼 성숙된 공연을 보여줬다.
개막식과 함께 첫날 공개된 나이트 매직 갈라쇼에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미국, 일본, 세르비아 등 세계적으로 이름난 다양한 국적의 마술사 6명이 화려하고 개성 넘치는
무대를 선사했다. 민병욱 부산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수년간 축제평가위원을 맡으면서 축제에 여러번 참여했는데 예년에 비해 공연 수준은 물론 관객의 집중도가 월등히
높아졌다"며 "각 나라별 특색이 도드라져 국제 행사에 대한 관심을 잘 이끌어낸 공연"이라고 평가했다.
행사 기간 내내 축제를 찾는 관람객들의 발걸음으로 북적였다. 월드키즈매직쇼, 어린이마술올림픽, 실버마술대회 등 특정 연령층을 공략하는 무대가 많은 만큼 다양한 연령층으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딸(9)과 함께 축제를 찾은 조성천(45) 씨는 "신문을 통해 축제 소식을 접하고 찾아왔는데 대단히 즐거운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여름휴가를 맞아 방문한 손주들에게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해 축제를 찾았다는 이성식(65) 씨 부부는 "해수욕을 좋아하는 손주들이 처음엔 별 관심을 보이지 않다가
공연을 보고 나서는 또 오고 싶어 한다"고 웃음 지었다.
외국인들의 발걸음도 꽤 잦았다. 울산에서 1년 째 거주 중인 노르웨이 출신 프로드(40) 씨는 직접 프린트한 공연 정보를 들고 셀린(12)양 등 딸 셋과 공연장을 찾았다.
그는 "딸들이 마술을 좋아해서 와봤는데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5회 때 축제 전 공연을 본 뒤 마술사가 꿈인 중3 아들 박종원(15)군과 함께 다시 축제를 찾은 김미정(46) 씨 부부는 "인기 있는 마술사뿐
아니라 한국마술의 산 역사를 함께 한 원로 마술사까지 직접 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라며 "마술 분야에서 이처럼 큰 공연이 없어 아들의 꿈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축제는 마술사에게도 큰 호응을 얻었다. 직접 제작한 마술 도구를 전시하며 관객을 만난 윤왕국(76) 원로 마술사는 "수차례 실패 끝에 완성한
마술 도구들을 전시하면서 마술사가 꿈인 관객들과 만나 소통하는 자리가 소중하다"며 "우리나라 마술계의 미래가 밝다"고 웃음 지었다.
올해 매직페스티벌에 처음 참여한 10년 경력의 홍콩 출신 바나나(30) 마술사는 공연이 끝난 뒤 관객들과 사진을 찍고 인사하는 친절함을 보였다.
그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마술을 전문으로 하고 있는데 부산의 아이들이 홍콩보다 마술할 때 호응이 커 공연이 수월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 부산국제매직페스티벌조직위원회